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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숲스토리 시즌1 Vol.10 마그리트와 연못을 사랑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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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혜의숲
작성일
22-11-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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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리트와 연못을 사랑하는 아이들 窮則通!¹ 궁하면 통한다. 우리의 공간은 부딪힘과 우발성의 산물이었다. ¹원문은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藭則變 變則通 通則久)로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뜻을 담은 주역 글귀다. 그림 속에 어딘가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무엇이 이상한가요? 하늘은 낮이고 나무 아래는 깜깜한 밤입니다. 낮과 밤이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화가는 왜 밤과 낮을 함께 그렸을까요? 이 세계에 밤과 낮이 함께 존재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밤은 항상 낮과 함께 존재한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우주인이 우주에서 지구를 본다면 지구의 밤과 낮은 어떻게 보일까요? 지구에는 낮과 밤이 항상 함께 있습니다. 내가 지금 깜깜한 밤이라고 생각하는 동안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낮이라고 여기고 살아갑니다. 밤과 낮처럼, 이 세상에서 항상 두 개가 함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자와 남자, 하늘과 땅, 선과 악, 흑과 백, 위와 아래…. 어쩌면 우리는 한쪽만 바라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깜깜한 어둠 속에 가로등이 하나 외롭게 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마치 등대처럼.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가 깜깜한 어둠처럼 고통스럽다면 내 마음속의 가로등은 과연 무엇일까요? - 빛의 제국 / 르네 마그리트(벨기에 1898-1967) 1954작품 나는 연못이다. 에코가 짝사랑한 나르시스가 제 얼굴을 하염없이 비춰보던 자기애의 연못은 아니다. 나는 연못이다. 세상의 진리를 알고자 밤낮으로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정진하는 잉어가 머무는 절간의 연못은 아니다. 나는 숲에 있지 않고 공원에 있지도 않다. 그래도 나는 버젓한 연못이고 아이들에게 한껏 사랑받는 연못이다. 나는 이곳이 좋다. 지혜의 숲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를 만든 사람들은 왜 내가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이곳이 숲이기 때문일까? 명화와 연못을 사랑하는 아이들 명화와 연못은 지숲의 지숲스러움을 규정하는 일종의 트레이드마크다. 물론 어느 센터에나 연못이 있는 건 아니다. 공간의 특성상 연못을 조성할 여건이 되지 않는 센터는 물과 작고 푸른 수생식물을 점점이 심은 돌확을 놓아 연못을 대신하기도 한다. 지혜의숲 공간을 구상할 때 우리는 고민했다. 이곳에 무엇을 어떻게 배치하면 좋을까? 보통, 아이들이 찾는 학원 공간의 입구 구조는 비슷하다. 방문자를 안내하는 데스크가 있고, 화분 서너 개 그리고 원탁과 의자가 놓여있다. 누구를 위한 배치인가? 지혜의숲의 주인은 아이들이어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곳이 ‘지혜의숲’임을 잊지 않았다. “숲에 가면 불쑥 나타나는 게 뭐지?” “곰, 토끼, 여우…” “곰 같은 선생님, 여우같은 동료, 토끼 같은 아이들은 있으니 됐고. 걔네들이 모두 동일하게 좋아할만한 것을 여기 놔야 하지 않을까?” “사막에 간 어린왕자가 발견한 우물처럼?” 그래서 우리는 센터 로비에 우물을 만들었다. 생명은 물로부터 오고 물로 존재하다 물처럼 사라진다. 어머니 뱃속에서 물 안에 잠겨있던 태아처럼 사람은 고요히 머무는 물 곁에서 잠잠해지고, 콰랑콰랑 흐르는 물속에서 호들갑스럽다. 그리고 자유롭다. 물은 지혜의숲의 사유성을 드러내는 물성物性이 되었다. 뤽 베송 감독의 영화 제5원소에서 세상을 이루는 근간인 물, 불, 흙, 공기 그리고 그 무엇. 물은 모든 생명의 씨앗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우물곁에 모인다. 그네들이 데스크 선생님을 집요하게 기다리다가 조막만한 손을 내밀며 “주세요.”하는 건 무엇일까? 물고기 밥 다섯 알! ‘재크와 콩나무’의 재크가 마지막 가산이던 암소를 씨앗 몇 알과 바꾸었듯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웃음과 가장 정중한 목소리 “주세요.”와 물고기 밥 다섯 알을 바꾼다. 연못 옆에 옹기종기 꿇어앉는다. 연못은 이상하다. 연못 근처에 있는 아이들은 목소리도 행동도 저절로 조심스럽다. 아이들도 아는 것이다. 저 작은 세상이 붉고 푸른 물고기들의 우주이며 타자의 우주에 허락 없이 침입하는 건 엄청난 무례라는 것을. 큰 거인 같은 어른들의 상냥한 조언도 위로부터 내려온 전언이라는 점에서, 위계와 명령 체계의 ‘세습성’을 내포한다. 말을 고분고분 따르는 아이가 배우는 건 좋은 행실 이전에 세상에는 금과옥조인 진리가 있어 그러한 진리는 꼼짝없이 따라야한다는 ‘수동성’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선험적 조건이 있다는 일종의 ‘무기력함’이다. 연못에서 아이들은 작은 생명체와 큰 거인 어른과 중간계의 자신들이 무리 없이 어울리는 일을 체험한다. 안고 부비며 서로에게 스며드는 적극적 사랑의 방법 외에 판단 없이 지켜보고 응시하며 정중하게 서로의 다름을 대하는 존엄한 사랑법도 있음을 안다. 이질성의 관계학을 깨우치는 연못! 공간에 대한 우리 생각의 첫 결정체 연못은 “숲에서 노니는 아이들이 좋아할 그 무엇”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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