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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잇비 베이직] 법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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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혜의숲
작성일
23-03-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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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아이가 렛잇비 베이직 수업 후 쓴 에세이입니다. 법 법은 악행에 대한 역사의 투쟁이다. 우습지 않은가. 겨우 악행 하나 따위가 감히 역사보다 더 큰 범주로 역사를 휘어잡고 있다는 게. 그러나 안타깝게도 역사는 악행이라는 번쩍이는 행위 하나에 빨려 들어간다. 역사.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은 인간이 지구에 자리 잡은 이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간은 사족보행에서 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했고 불을 다뤘으며 구석기와 신석기, 청동기와 철기 시대들을 순차적으로 거친 후에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지금의 위치에 도달했다. 이젠 인간을 제외한 지구에 있는 어떤 생명체도 인간이 있는 위치에 따라올 수 없다. 인간이 계속해서 미끄러지면서도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근본적인 원인은 ‘생존본능’이었다. 지금에야 인간이 자연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을 지배하지만 그때는 아니었다. 매일이 전쟁이었고 겨우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평생의 목표였을 그 시기. 그때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야 했다. 생존을 위해 품은 서슬 퍼런 의지와 고집. 그건 인간에게 힘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그건 결정적인 원인이 아니다. 살아남겠다는 스스로를 위한 의지는 타인을 위한, 또는 타인에 의한 의지를 결코 이기지 못한다. 그럼 타인과 엮여도 단단히 엮어버린 족쇄 같은 감정은 무엇일까. 과거에 의해 차곡차곡 쌓인 감정들은 열쇠를 가진 이가 풀지 않으면 절대로 끊어지지 않을 족쇄를 채운다. 악감정. 순수한 악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더 짙은 농도를 가진 것에 비집고 들어가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을 만들어낸다. 이건 지독한 악의를 낳는다.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이 뜨거운 감정은 생존본능을 가소롭다는 듯 이겨냈다. 이 감정은 사랑과는 다르다. 순수하지 못한 사랑이라 하더라도 사랑은 결국 타인을 위해 열쇠를 포기할 수 있는 감정이다. 그러나 이 감정은 절대 그러지 못한다. 상대와 자신을 동시에 묶어놓은 그 족쇄를 질질 끌고 가 상대를 짓누르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기회를 마련한다. 그렇게 올라간 다음에 열쇠를 가진 주인은 그 족쇄를 풀지만, 그건 또 다른 족쇄를 만들어내 밑에 깔린 사람이 자신을 밟았던 사람을 더 잔인한 방법으로 누르고 올라갈 길을 터주는 것에 불과하다. 즉, 악의는 연쇄적이다. 따라서 악의가 피워낸 악행도 연쇄적이다. 이게 인간이 발전하는 방법이었고, 방법이다.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을 벌이고 있고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나라와 부족들 사이에서는 칼과 총부림이 난잡하게 오가고 있을 테니까. 그래서 역사는 악행이라는 행위 속에 포함된다. 역사가 품고 있는 감정들은 다양하지만 그건 결론적으로 악행이라는 행위와 감정들에 가볍게 짓눌린다. 악행은 역사를 지배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아주 악한 생명체일까? 법도 역사에 포함되어 악행에 휘둘리는 것에 불과할까? 아니다. 아까 말하지 않은 조건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악행이라는 집단이 전체집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악행 또한 전체집단에 포함된 하나의 거대한 집단에 불과하다. 이제 법이 등장할 타이밍이다. 법은 전체집합의 여집합이다. 여집합은 전체집합에서 집합들을 제외하고 남은 나머지를 말한다. 법도 여집합이니 전체집합에서 ‘악행’이라는 집합을 제외하고 남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법과 악행은 완연하게 구별된다. 서로 상반되는 위치에서 대립하는 관계에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세상을 보았을 때는 별로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법이 누구의 편인지, 과연 그게 정말 옳은지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 어떻게든 갈무리 되어 해소되어야 할 해답 있는 의문들이 하나의 점으로 모인다. 그 위로 계속해서 피어난다. 그건 아직 법의 크기보다 악행의 크기가 더 크기 때문이다. 법은 애초에 만들어지길, 사람들이 한 가족이 아닌 낯선 타자라는 인식과 제어되지 않는 악행들로 인해 생겨났다. 본질적으로 법은 보호의 목적을 갖는 것이다. 다만 악행이라는 집합의 크기가 50%를 초과하기 때문에 여집합은 자연스레 50% 미만이 되고 힘의 평형 상태는 이루어지지 못한 채 깨졌을 뿐이다. 슬픈 사실이다. 존재의 이유가 묻혀버린다는 사실은. 그러나 이것 또한 법이 존재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존재해도 악을 이기지 못하고 밀려나지만, 그렇게 부서지는 것이 존재 이유인 법이 그 속에서 잘 피어나길 바란다. 필요하다면 악이라는 독을 품고서라도. ​ 지혜의숲의 눈으로 바라보기 모든 존재는 법을 갖는다 기차역 대합실에서 잠자던 노숙인을 한겨울 새벽 영하 9.7도의 날씨에 밖으로 내보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게 한 사건에 대해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노숙인을 추위 속으로 내몬 사람은 역무원이었는데, 도덕적으로 볼 때 비정한 행동이었지만 법 위반은 아니라는 판단에서이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할 수 있는데 고의로 기피한 자는 5년 이하의 구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위험에 처해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 자신이 피해를 입을 것이 우려되지 않는데도 외면할 경우 처벌하는 법을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 법을 도입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도덕의 영역인가, 아니면 법의 영역인가에 대한 논란과도 통한다. 법은 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존재임에 모두 통감한다. 법은 이처럼 서스런 칼 같다. 하지만 또, 법은 때로 아름답다. 법은 우리의 안팎에 질서를 세우고 그대를 하나의 길로 안내한다. 우리는 어떤 법을 갖고 있을까? 어떤 배경과 사유 속에서 탄생했을까? 우리, 당신의 법이 갖는 힘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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